카카오톡의 질주
전 국민이 사용한다는 카카오톡의 가입자가 얼마전 5,000만명을 넘어섰다. 2010년 3월 서비스 오픈 이후 2년 3개월만에 달성한 쾌거이다. 비슷한 서비스인 마이피플, 틱톡, 라인 등과 같은 경쟁 제품이 있지만 MIM의 독보적인 1인자로 지금까지 흔들림 없는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카카오측의 발표에 따르면 카카오톡에 접속하는 사용자는 하루 2,000만명이며, 하루 총 13억건의 메시지를 작성하고 총 26억건의 메시지를 수신하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위메이드와 텐센트로부터 각각 200억원, 8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으며 대형 통신사와의 대립각에서도 밀리지 않을 만큼의 시장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
MIM에서 플랫폼으로의 도약
단순한 MIM 서비스에 불과한 카카오톡은 이러한 사용자수를 기반으로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API를 통하여 각종 모바일앱들과의 연동을 시도하더니 기업 커뮤니케이션 채널링인 ‘플러스 친구’들을 시장에 선보였다. 얼마전에는 mVoIP를 오픈하였고, 이달말 오픈할 ‘게임센터’를 준비 중에 있다.
최근 DMC 미디어에서 조사한 사진 기반 SNS의 선호도에서 ‘카카오 스토리’가 51.8%라는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할 정도로 카카오톡은 플랫폼으로서 매력이 있는 것을 증명해 내고 있다. 하지만, mVoIP나 카카오 스토리와 같은 확장 서비스가 아닌 써드파티 사업자에게도 플랫폼으로서 매력이 있는 것일까?
개인적인 커뮤니케이션의 한계
카카오톡은 지극히 개인적인 내용의 커뮤니케이션에 이용되는 서비스이다. 과거 IM(Instant Messenger)의 사례를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사용자들은 사적인 대화에 제 3자가 개입되는 것에 대해 무척 거부감이 높다. 소비자들이 카카오톡을 바라보는 이러한 이미지는 플랫폼으로의 진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2011년 10월에 시작한 ‘플러스 친구’이다. 서비스 초반, 플러스 친구는 분명히 큰 거부감 없이 시장 진입에 성공하였다. 패스프푸드점의 쿠폰과 같이 명확히 이득이 되는 정보에 사용자들은 만족했다. 하지만, 그 이상의 성장에는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스스로 친구를 맺었지만 대부분의 정보에 대해 스팸 메시지로 인식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는 ‘플러스 친구’에서 보내는 정보에 문제가 있다기 보다는 개인화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의 한계이다. 카카오톡을 통하여 뉴스를 소비시키려는 계획이 백지화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처음부터 공개된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하는 SNS와는 분명히 대비되는 부분이다.
수익이 없는 기반 플랫폼
카카오는 곧 오픈할 예정인 ‘게임 센터’가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만들어 줄 것으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얼마전 인수한 ‘씽크리얼스’를 통한 커머스 서비스도 새로운 캐시카우가 될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전망은 카카오의 바램일 뿐, 문제는 카카오톡이 지금까지 안정된 수익을 만들어 낸 적이 한번도 없다는 점이다. 2011년, 카카오톡의 누적 영업 적자는 210.2억원에 이르며 서비스 장애가 날 때마다 비용문제와 수익구조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훌륭한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는 기본 플랫폼이 충분한 수익 모델을 가지고 있고, 써드파티사업자들에게 ‘돈이 된다’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 그래야 플랫폼 사업자가 안정된 투자를 할 수 있고, 마케팅과 운영에 공격적인 행보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카오톡은 반대이다. 자신들의 수익 구조가 없으니 써드파티 사업자들을 통해 수익을 만들어 내겠다는 것이다. 무료 메신저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용자들이 카카오톡 안에서 지갑을 쉽게 열 수 있을지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가입자는 많으나 프로파일이 없어
카카오톡이 플랫폼 사업자로서 풀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점은 가입자 프로파일의 부재이다. 전화번호를 기반으로 하는 MIM의 성격상 고객에 대한 정보가 전무하고 할 수 있다. 나이, 성별, 지역등은 물론이고 사용자 행동에 대한 분석도 불가능하다.
지인의 관계(Social Graph)가 있기는 하지만 전화번호만 등록하면 지인이 되기 때문에 활용도가 무척 낮다. 최근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프로파일 시스템을 뒤늦게 완성시키고는 있으나 카카오톡 가입자가 전부 카카오스토리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써드파티 입장에서의 5천만명의 가입자는 ‘모래성’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5천만명이라는 수치는 여전히 매력적
서비스 특성의 한계때문에 써드파티 사업자에게 ‘카카오톡’은 매력적인 플랫폼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이러한 문제점을 카카오톡 스스로도 너무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카카오스토리를 통한 프로파일 강화, mVoIP를 오픈하면서 가입자 확대를 극대화하고 투자유치를 통해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보유 자금을 강조한 모습들에서 읽을 수 있다.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위험요소에 대해 위에서 언급하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5천만명이라는 수치는 국내 사업자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그만한 가입자를 확보한 서비스가 모바일에서는 없기 때문이다. 고객 프로파일이 크게 필요하지 않거나 개인화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사업자에게는 지금 현재 카카오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그리고, 가벼운 제휴사를 통한 성공 사례를 만들어 가고 MIM의 한계를 장기적으로 보완한다면 플랫폼으로서 카카오톡의 성공을 무작정 부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다.
* 이 글은 제가 ‘Tech It!’ 블로그에 포스팅한 것입니다.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 이곳에 남깁니다. 원본 글은 http://techit.co.kr/5586 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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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잘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