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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비스 기획의 기본

VM 기반 피처폰 시절부터, 대형 포털의 모바일 서비스와 유통 서비스까지 다양한 분야의 디지털 서비스를 기획하고 만들어왔다. 그 과정에서 가장 기본이자 핵심으로 여겨졌던 질문은
  • “어떻게 하면 사용자가 더 오래 머무르게 할 수 있을까?”
  • “어떻게 하면 재방문을 유도하고, 콘텐츠 소비를 촉진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 개인화, 콘텐츠 배열, 랜딩 전략, 푸시 알림 설계 등 수많은 UX 기법과 후킹 전략을 고민해왔다. 이러한 노력은 그야말로 서비스 기획의 기본 중에 기본이었고, 대부분의 비금융 서비스에서는 여전히 유효한 접근이기도 하다.



2. 기본이 달라지는 금융 서비스
처음 금융 서비스를 만들었을 때 가장 큰 어려움은 바로 이 지점이었다. 금융 서비스는 사용자가 오래 머무를수록 좋은 서비스가 아니다. 오히려 반대에 가깝다.

  • 카드 결제는 가능한 한 빠르게 끝나야 좋고,
  • 주식 거래는 내가 신경 쓰지 않아도 적정 시점에 자동으로 매도되면 만족스럽고,
  • 보험금 청구는 사진 한 장으로 끝나고 계좌로 입금되면 더할 나위 없습니다.

사용자는 금융 서비스에 오래 머무는 걸 원하지 않는다. ‘플랫폼’이라는 이름 아래 사용자의 체류시간을 늘리려는 시도는, 공급자 중심의 관점일 뿐이다. 물론 예외적으로 ‘토스’처럼 금융 UX를 콘텐츠 중심으로 재해석해낸 사례도 있지만, 그것은 구조를 뒤엎는 방식이었지 연장선은 아니었다.



3. AI와 금융서비스의 만남
최근 금융권에서는 생성형 AI에 대한 관심과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많은 분들이 그 이유를 묻곤 하는데, 저는 그 답이 금융 서비스의 본질에 있다고 생각한다.

알아서 결제가 되고, 알아서 주식이 팔리고, 보험금이 자동 청구되고, 내 자산이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이처럼 ‘알아서’, ‘자동으로’와 같은 표현이 반복되는 서비스는 AI, 특히 생성형 AI와 가장 높은 궁합을 보일 수밖에 없다. 사용자가 뭔가를 하지 않아도 상황을 인식하고, 필요한 결과를 ‘생성’해서 제공하는 방식은 금융의 이상적인 사용자 경험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금융이라는 산업 특성상 규제와 안정성이라는 현실적인 제약은 존재한다. 하지만, 기술적 관점에서는 구현 가능한 시나리오가 무궁무진하며, 서비스적 상상력은 이제 막 출발선에 섰다고 볼 수가 있다.



4. 이미 좋은 사례들이 시도 중

4.1. JP모건 – 자연어 기반 포트폴리오 설계
JP모건은 생성형 AI 기반의 자산관리 모델인 'IndexGPT'를 실험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사용자가 텍스트 한 줄로 자신의 투자 목표와 조건을 설명하면, AI가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인덱스 포트폴리오를 설계해주는 구조다. 예를 들어, "5년 안에 1억을 모으고 싶은데, 중위험 중수익으로 구성해줘"와 같은 문장을 입력하면, 투자 비중과 구성 종목을 AI가 자동으로 제시한다.

이 서비스는 기존 로보어드바이저와 달리, 사용자가 직접 설계 흐름을 주도할 수 있으며, 고액 자산가 중심의 포트폴리오 설계 경험을 일반 사용자에게도 확장시킨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성과 지표는 정확한 발표가 된 것은 없지만, AI 도구 도입 이후 자산 및 고객 기반 확대되었다고 한다.(일부 AI 도구가 고객 수 50% 증가 유도) 내부적으로는 사용자 세분화 없이 개인화된 자산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비스 확장의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


4.2. 웰스파고 – 금융 비서형 AI 에이전트 'Fargo'
웰스파고는 자체 AI 에이전트인 'Fargo'를 도입해 사용자 경험 전반을 재정의했다. 이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예산, 지출 내역, 결제 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고, 예상 잔액 부족이나 반복 지출 예측 등의 사전 안내를 제공한다.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챗봇이 아니라, 사용자의 재무 흐름을 바탕으로 먼저 알림을 주고, 필요한 조치를 제안하는 방식이다.

2024년 기준으로 2억 4천 5백만 건 이상의 상호작용 처리(2023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를 하고 있으며, 사기 탐지 기능 및 운영 효율화도 동시 추진 중이다.

4.3. Revolut (영국) – AI 예산 및 소비 관리 도우미
AI 기반 예산 설정 기능, 소비 경고, 목표 달성 알림 등의 Way-forward 기능 제공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정확한 사용자 수나 효과 지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2023년 매출 18억 파운드로 전년 대비 95%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5. 국내 금융기업들의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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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 기업들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여전히 '고객 응대 자동화'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챗봇, 상담센터 자동화, FAQ 대응 고도화 같은 영역은 기존 프로세스의 디지털화일 뿐이고, 진짜 의미 있는 AI 활용—그러니까 '알아서 잘'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아직 거의 시도되지 않거나, 내부 테스트 단계에 머물러 있다.

물론, 이유가 있다.

5.1. 규제 리스크와 책임 소재 회피
AI가 고객 대신 의사결정을 ‘알아서’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 결과에 대한 법적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하지만, 금융 분야는 규제 강도가 높고, 사고 발생 시의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이 보수적인 접근을 취할 수밖에 없다. “이 종목을 추천합니다”가 아니라 “이 종목이 자주 검색되고 있어요” 같은 우회적 표현이 반복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5.2. 조직 문화와 시스템의 경직성
대부분의 금융사는 여전히 중앙 집중형 IT 구조를 갖고 있고, 새로운 기술이나 프로세스를 도입하기 위한 검토 및 승인 과정이 매우 느리다. 시범 운영은 가능하더라도, 그 결과를 전사 서비스로 확장하는 데는 또 다른 장벽이 존재한다. 내부적으로 AI가 ‘파일럿 프로젝트’로만 반복되는 이유다.

5.3. 고객 데이터와 의도 간의 거리
생성형 AI가 잘 작동하려면, 사용자의 의도(intention)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금융 데이터는 매우 구조화되어 있고, 사용자 행동의 맥락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지출을 줄이고 싶다’, ‘이번 달 생활비가 빠듯하다’는 사용자의 상황을 데이터로 유추해내는 건 아직까지 상당히 어렵다. 결국 현재 국내 대부분의 금융 AI는, 사용자가 먼저 요청을 해야만 반응하는 소극적인 구조에 머물러 있다.



6. 그래서 어떻게 할 것인가
금융 서비스와 생성형 AI는 그 자체로 높은 궁합을 가진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도 상담 자동화나 응대 효율화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 그 원인에는 강한 규제와 관료적 조직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상황을 단순히 ‘규제를 없애야 한다’는 말로 정리할 수는 없다. 오히려 지금은 규제 환경 안에서 AI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재정의하는 작업이 먼저 필요하다.

첫 번째 방향은, AI의 개입 가능 구간을 정교하게 설계하는 것이다. 사용자의 자산을 직접 관리하거나 자동으로 거래를 실행하는 기능은 당연히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다. 하지만, 사용자의 자산 흐름을 예측하고 이상 패턴을 감지하거나, 복잡한 정보를 이해하기 쉽게 재구성하는 등의 ‘비결정 영역’은 이미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 생성형 AI는 단순 정보 전달이 아니라, 맥락을 해석하고 사용자에게 다음 행동을 제안하는 데에 매우 적합하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이런 구조를 설계하는 기획의 수준이다. 규제를 피해 가는 게 아니라, 규제 안에서 ‘사용자의 부담을 줄이고 만족도를 높이는 흐름’을 설계해야 한다.

두 번째 방향은, 금융사와 AI 전문 기업 간의 협력 모델 구축이다. 금융사의 책임 구조는 단단해야 한다. AI의 판단 오류가 곧 금융사 전체의 신뢰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AI 전권을 주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따라서, AI 기술은 외부에서 ‘전문 툴’처럼 제공하고, 금융사는 이를 조정자 혹은 최종 결정권자로 두는 협력 구조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금융사 내부에서 모든 AI 모델을 만들고 운영하려 하기보다는, AI를 ‘서비스화된 도구’로 받아들이고, 이를 유연하게 연동하는 방식이 더 빠르고 안전하다.

세 번째 방향은,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 글로벌 시장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국내 규제가 복잡하고 AI 실험이 제한적인 상황이라면, 금융사가 직접 해외에 진출하거나 현지 파트너와 함께 ‘AI 기반 금융 서비스 샌드박스’를 시도하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동남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일부 국가 등은 금융 접근성이 낮고, 디지털 전환 수요가 높기 때문에 새로운 서비스 실험에 열려 있다. 이러한 시장에서 사용자 중심의 생성형 AI 금융 경험을 구축하고, 그 성과와 데이터를 통해 역으로 국내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전략도 유효하다.

지금 필요한 건, 규제를 없애자는 선언이 아니라,  규제 안에서 가능한 ‘AI 경험 설계의 정교화’이다. 사용자 자산을 직접 만지지 않더라도, 충분히 AI가 개입할 수 있는 지점은 많다. 그리고 그 설계 능력은 곧, 금융사가 미래 고객과 만나는 방식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
2025/07/15 15:29 2025/07/1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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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I가 모바일 앱에 미치는 영향
최근 몇 년간 생성형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모바일 앱 생태계에도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많은 이들이 “AI가 모바일을 뒤흔들고 있다”고 느끼지만, 그 체감은 아직 막연하다. 그러나 앱스토어 차트를 비교해보면, 이 변화가 감각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변화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5년 전인 2020년의 앱스토어 상위권을 보면 TikTok, Instagram, Zoom, WhatsApp 등 소셜, 커뮤니케이션, 영상 중심의 앱들이 주를 이뤘다. 대부분은 사용자 간 연결, 콘텐츠 소비, 또는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으로 한 앱들이었고, AI는 단지 백엔드 기능으로 숨어 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2025년 현재의 앱스토어 상위 차트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여준다. 대표적으로 OpenAI의 ChatGPT는 여러 국가에서 앱스토어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계 LLM 기반 서비스인 DeepSeek 역시 미국과 한국 등지에서 무료 다운로드 순위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그 외에도 AI 이미지·영상 생성 도구인 Picsart, Lensa, AI 추천 기반 디자인 플랫폼인 Canva, AI 생산성 앱인 Notion AI 등도 주요 순위권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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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기준으로 iOS 미국 앱스토어 상위 무료 앱 10위권 중 약 30% 이상이 AI 중심 앱으로 분석되며, 이는 5년 전과 비교하면 세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앱스토어 순위는 사용자 사용량, 체류시간, 설치율 등 실질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이 변화는 단순한 유행이나 마케팅 효과가 아닌 모바일 앱 사용 행태의 전환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단순한 기능의 고도화를 넘어, 앱의 존재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다. 앱이 “실행되는 것”이 아니라, “AI가 필요한 기능을 호출해서 사용자에게 결과를 주는 것”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2. AI 기술로 인한 5가지 모바일 서비스 구조 변화
AI는 단지 새로운 앱 몇 개를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모바일 사용자 경험 자체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다. 특히 아래 다섯 가지 유형은 단기 트렌드를 넘어선 구조적 변화로 보인다.

2.1. 명시적 조작 → 암묵적 위임
기존의 모바일 앱은 사용자가 직접 조작하는 방식이 전제였다. 앱을 열고, 기능을 찾아가며, 버튼을 누르고, 입력을 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용자가 목적만 말하면 AI가 알아서 기능을 수행한다. 대표적으로 갤럭시 AI의 통화 요약, 웹 페이지 요약, iOS의 Siri와 Spotlight 연동 기능은 사용자의 행동을 최소화하면서도 맥락을 이해해 실행한다. '조작'이 아니라 '의도 전달'이 되는 것이다.

2.2. 사용자 주도 흐름 → AI 주도 흐름
기존의 UX는 사용자가 무엇을 할지 선택하면서 흐름을 만들어갔다. 그러나 이제는 AI가 먼저 ‘다음 액션’을 제안한다. 예를 들어 당근마켓의 AI 글쓰기 기능은 사용자가 제품 사진만 올리면 모델명, 카테고리, 설명, 추천 가격까지 알아서 채워준다. 사용자는 그저 확인만 하면 된다. 토스 역시 사용자의 지출 내역을 바탕으로 예적금, 투자, 신용카드 리포트를 선제적으로 보여주는 등 정보 입력과 사용 흐름의 주도권이 AI에게 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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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정적인 추천 → 생성형 초개인화
과거의 개인화는 ‘비슷한 사용자 군’을 기반으로 한 추천에 가까웠다. 그러나 생성형 AI는 사용자 맥락을 기반으로 콘텐츠 자체를 새로 만들어준다. 예를 들어 Spotify의 AI DJ는 시간, 날씨, 최근 감상 이력을 종합해 음성과 함께 맞춤 선곡을 제공하고, TikTok은 크리에이터의 스타일과 목적에 따라 영상 스크립트와 자막, 배경음악까지 추천한다. ‘나에게 맞는 것을 골라주는 것’에서 ‘나를 위한 콘텐츠를 만들어주는 것’으로 진화 중이다.

2.4. 단일 앱 중심 → 에이전트 기반 메타 서비스
전통적인 모바일 경험은 하나의 앱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방식이었다. 기껏해봐야 Deep Link를 통해 특정 화면을 불러오는게 전부였다. 그러나 AI는 이제 여러 앱을 넘나들며 작업 흐름을 자동으로 연결하는 메타 에이전트로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완성도에 있어서 여러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Rabbit R1이나 Humane AI Pin 같은 AI 전용 디바이스다. 이들은 특정 앱을 열지 않고도 음성 명령만으로 배달을 시키거나, 일정을 등록하거나, 정보를 찾는다. 말 그대로 '워크 플로우'와 '파이프라인'이 서비스 자체가 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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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소비형 서비스 → 생성형 프로슈머 서비스
AI는 콘텐츠 제작의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과거에는 전문가만 할 수 있었던 블로그 글쓰기, 영상 편집, 디자인 작업이 이제는 누구나 가능한 일이 되었다. 예를 들어 Canva Magic 기능은 키워드 몇 개만으로 프레젠테이션을 만들어주고, Notion AI는 회의록 정리, 문서 요약, 기획안 초안을 자동 생성한다. TikTok의 자동 스크립트 기능, 인스타그램 릴스의 자동 편집 기능도 모두 사용자 역할을 소비자에서 생산자(프로슈머)로 확장시키고 있다.



3. 아직은 시작점
AI 기술이 모바일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아직 ‘모든 앱이 AI화된 세상’까지는 거리가 있다. 그 이유는 크게 기술적 한계와 생태계 특성 때문이다.

3.1. 기술적 한계
대부분의 AI 기능은 여전히 클라우드 기반 연산에 의존하고 있다. 모바일 기기에서 생성형 AI 모델을 온전히 구동하기에는 배터리, 처리속도, 데이터 사용량 등의 한계가 존재한다. 예컨대 iOS 18이나 Galaxy S24 시리즈처럼 일부 기능만 온디바이스로 처리하고, 나머지는 서버 연산으로 보완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타협이다. 즉, 기술은 빠르게 진화 중이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빠르고 가볍고 매끄럽게" 느껴지는 수준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

3.2. 생태계 관점
많은 앱들이 이미 AI를 도입했지만, 대부분은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예를 들어 토스의 소비 분석, 당근의 상품 분류, 인스타그램 릴스의 자동 편집 기능 등은 AI 기술로 구동되지만, 사용자는 이를 “AI 기능”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또한 기존의 강력한 앱들은 이미 사용자 기반과 브랜드 신뢰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AI 네이티브 앱들이 앱스토어 상위권을 장악하기엔 진입장벽이 높다.



4. 헤게모니의 이동
기술의 완성도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고, 산업 생태계와 그 헤게모니를 가진 사업자의 문제이다. 웹 시대에는 검색 포털이 패권을 쥐고 있었고, 모바일 앱 시대로 접어들며 앱스토어를 장악한 플랫폼 사업자(애플, 구글)가 헤게모니를 가져갔다. 그렇다면 AI 시대의 모바일에서는 누가 중심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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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기업이 될지는 예측하기는 힘들지만, 중요한 것은 'Agent'라는 접점을 소유하고 사용자 채널이 되는 서비스가 헤게모니를 가지데 될 것이라는 점이다. 

다만, 지극히 단기적으로 보면, 지금 이 시점의 모바일 AI 경험은 앱도 플랫폼도 아닌 ‘프롬프트’가 핵심이 되고 있다. 사용자는 앱을 실행하는 것보다, 어떤 프롬프트를 쓰느냐,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따라 결과의 질이 달라진다는 걸 점점 더 체감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심은 ChatGPT나 Claude 같은 앱 그 자체보다는, 프롬프트를 공유하고 학습하는 커뮤니티와 SNS로 이동하고 있다. 유튜브에는 “잘 되는 블로그 프롬프트 TOP 5”라는 콘텐츠가 넘쳐나고, 트위터(X)에서는 매일같이 최신 GPT 프롬프트가 공유된다. 프롬프트는 이제 새로운 언어적 인터페이스이자 콘텐츠가 되고 있다.

사용자의 중심이 ‘앱’에서 ‘프롬프트’를 거쳐서 '에이전트'로, 그리고 ‘조작’에서 ‘의도 전달’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UX의 변화가 아니라, 모바일 생태계의 권력 구조가 재편되는 현상이기도 하다.


5. 결론
AI는 이제 더 이상 별도의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모바일 서비스 전반에 걸쳐 기능, 경험, 권력의 중심을 뒤바꾸고 있다. 모바일 앱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앱을 여는 것보다 무엇을 말하느냐가 더 중요해진 시대다.

앞으로의 모바일은 “앱의 시대”가 아니라, “의도의 시대”, “맥락 중심의 서비스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AI가 있으며, 당분간 빠르게 변화될 것이다.
2025/07/15 13:56 2025/07/1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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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우저 시장이 다시 한번 요동치고 있다. 이제는 단순한 속도 경쟁이나 UI 차별화가 아니라, AI 기반의 지능형 브라우저라는 새로운 흐름이 등장했다. Chrome과 Naver Whale, Safari를 중심으로 한 기존 시장 구조와, 최근 Perplexity와 OpenAI가 선보인 AI 브라우저 흐름까지 정리해본다.

1.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 – 글로벌과 한국

1.1. 글로벌 기준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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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는 Chrome이 약 68% 점유, 그 외 Edge, Safari, Firefox는 한 자릿수 비중

  • 모바일은 Chrome이 60% 이상, Safari가 30% 내외
전 세계적으로는 Chrome의 독점 구조가 여전하다.

1.2. 한국 기준


한국에서는 Chrome이 여전히 강세지만, Samsung Internet과 Whale의 점유율이 글로벌 대비 높다. 특히 Whale은 모바일에서 10% 이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2. 브라우저와 서비스의 관계

단순한 제품 성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점유율 구조다. 이제 브라우저는 단독 제품이 아니라, 서비스와 결합된 UX의 일부라고 보는 게 맞다.


2.1. Chrome

  • Google 계정 기반의 Gmail, Docs, Drive, YouTube, Search 등과 유기적으로 연결됨
  • 사용자의 온라인 생활 전체를 아우르는 플랫폼


2.2. Naver Whale

  • 네이버 블로그, 카페, 검색, 쇼핑, 메일 등과 밀접하게 연결
  • 특히 웨일북·교육시장에서의 보급이 점유율을 견인


2.3. Safari

  • Apple 생태계 안에서의 기기 연동은 뛰어나지만, 웹 기반 서비스 연결성은 약함
  • 결과적으로 점유율도 iOS 점유율 이상으로 확장되지 않고 있음

이 흐름을 보면, 이제 브라우저의 성공은 기능이나 속도가 아니라 
어떤 서비스와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는가에 달려 있다.


3. 최근 등장한 AI 브라우저 흐름

3.1. Perplexity와 OpenAI의 움직임


3.2. 이들이 브라우저를 만드는 이유

단순히 브라우저 시장에 진입하려는 게 아니다. 브라우저는 사용자의 일상적인 디지털 행동의 출발점이기 때문에, 자사 AI 서비스를 기본값(default) 으로 심어놓기 위한 전략적 채널이다.

3.3. Perplexity vs OpenAI 전략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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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브라우저를 통해 자사의 AI 경험을 확장하려는 의도는 같지만, 방향은 조금 다르다.


3.4. 아직은 'AI + 사이드바' 수준

지금 나와 있는 AI 브라우저는, 솔직히 말해 기존 Chrome에 확장 프로그램 하나 더 깐 정도의 경험이다. 기존 브라우저를 대체할 만큼의 매력은 아직 부족하다고 판단된다.


4. 사용자 입장에서의 진짜 가치

사용자가 브라우저를 바꾸는 이유는 단 하나다.
"기존 브라우저로는 못 하던 걸 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의 AI 브라우저들이 제시하는 기능—웹페이지 요약, 질의응답, 추천, 콘텐츠 탐색 자동화 등—은 대부분 기존 브라우저에 확장 프로그램만 깔면 되는 수준이다. 브라우저를 통째로 바꿔야 할 만큼의 절실한 차별성은 아직 없다. 게다가 AI 브라우저가 제공하는 서비스 연계성도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다.

2장에서 이야기 했던 것 처럼 Chrome은 Gmail, Docs, Drive, YouTube, Meet 등 Google 생태계 전체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Whale은 네이버 블로그, 카페, 검색, 쇼핑, 메일, 웨일북 등 네이버 중심 서비스와 바로 연동된다. 면, Perplexity나 OpenAI가 제시하는 AI 브라우저는 어떤가?

현재는 대부분 '웹 요약'이나 '질문 응답'의 수준에서 멈추고 있다. 그 성능과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AI 이긴 하지만, UI/UX의 형태는 '채팅'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사용자가 평소 자주 쓰는 웹 서비스(검색, 커머스, 콘텐츠, 생산성 도구)와 깊은 통합은 아직은 먼 이야기이다.

단순히 AI가 페이지를 요약해주고, 질문에 답해주는 것이 전부라면 사용자는 “그냥 ChatGPT 켜서 물어보면 되는데?”라고 생각하게 된다. 사용자 입장에서 매력적인 서비스 연계라면
  • 내 Gmail에서 메일을 읽고 요약한 뒤, 바로 회신까지 작성해주고 전송까지 해주는 흐름
  • 검색 결과를 스크랩하고 비교하고 추천한 뒤, 쇼핑몰 결제까지 넘겨주는 자동화
  • 캘린더 일정을 읽고, 회의 링크를 생성하고, 회의 후 요약을 정리해주는 연계
정도는 되어야 한다. AI 브라우저는 이런 수준의 실질적인 서비스 간 연계 흐름이 부족하다. 단지 "웹에 있는 정보를 요약해서 보여주는" 수준이라면, 이는 브라우저 교체를 유도하기엔 너무 약하다.


5. 지금은 “차별화 초기” 단계

지금의 AI 브라우저 흐름은 여전히 공급자 중심의 실험에 가깝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그냥 ChatGPT 열면 되잖아”가 더 자연스럽다. 

결국 중요한 건 AI 기능이 아니라 사용자 경험 전체를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다.이게 해결되지 않으면, AI 브라우저는 그냥 또 하나의 크롬 복제품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이제 브라우저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서비스와 AI, 플랫폼 전략이 충돌하는 최전선이 되었다. 하지만 그 싸움이 사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느냐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물론, 본격적인 전쟁은 이제서야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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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10 13:53 2025/07/10 1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