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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IFA인가?

오는 9월 6일~11일까지 개최되는 IFA 2013에 IT 업계가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1924년부터 시작된 IFA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가전제품 박람회이기는 하지만 지금까지는 TV나 음향기기가 주로 전시되었던 행사이다. 그런데, 유독 이번 IFA에 삼성, LG를 비롯한 대형 사업자들이 자사의 스마트 기기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IT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의 기대 심리를 반영한 듯, 간밤에 삼성전자가 모바일 언팩 행사를 개최하였다. 이번 행사에서 발표된 삼성전자의 제품은 갤럭시 노트 3, 갤럭시 노트 10.1, 갤럭시 기어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인 갤럭시 기어(이하 갤기어)는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이며 각종 언론과 IT 전문 블로그의 주요 소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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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중심의 IFA를 통해 갤기어가 발표된 것은 삼성전자의 초조한 심리가 반영된 듯 하다. 애플과 유일하게 대립각을 세우며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마트폰을 판매하고 있지만 항상 ‘Follower’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고 있다. 지금까지 시장을 선도할 만큼의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스마트워치(Smart Watch) 분야에서만큼은 선도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었나 보다. 애플이 9월 10일(현지시간)에 개최하는 공개행사에서 아이워치(iWatch)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는 루머가 있었는데 삼성이 이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무리를 하는 듯한 인상을 주면서 까지 애플보다 먼저 스마트워치 제품을 발표를 했다. 아이워치 발표가 내년으로 미루어질 것이라는 루머가 나중에 나오면서 삼성전자로서는 다소 허탈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혁신은 없었다.

어제 발표된 갤기어의 스펙은 1.63인치 수퍼아몰레드 화면에 320×320 해상도, 스테인레스 프레임으로 구성되어 있다. 무게는 73.8g이며 스트랩에는 190만 화소 카메라가 있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25시간 이상 사용할 수 있고 내장 메모리의 크기는 4GB이다. 가장 관심을 받았던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적용 여부는 이번 버전에서는 적용되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이미 떠돌던 루머나 사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다. 오히려 루머를 통해 만들어진 기대심리보다는 떨어진다는 평이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기존 제품과 비교를 해보아도 우위에 있다고 평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혁신보다 완성도(Well-Made) 위주라는 기존의 삼성전자 이미지를 벗어나는 데는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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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킬러 서비스의 부재

이번 갤기어의 발표는 철저하게 하드웨어와 기본 기능에 중점을 두었다.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발견할 수 있는 시나리오나 킬러 서비스는 존재하지 않았다. 기존 스마트워치들이 이미 제공하는 기능을 그대로 답습했을 뿐이다. 다만, 70여 개의 갤기어 전용앱을 잠깐 소개했다. 해당 앱들의 구성을 살펴보아도 카카오톡, 라인, 패스(Path), 스냅챗(Snapchat) 등의 SNS가 주류를 이루고 있을 뿐 특별히 인상깊지는 않다.

삼성전자의 서비스에 대한 이해와 개발자 생태계 부재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부분이다. 이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을 통해 이미지 변신을 원했다면 갤기어만의 고유한 서비스를 하나 쯤을 소개를 해주어야 했다. 만약에 그게 어려웠다면 풍성한 볼륨(Volume)이라도 제시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개인적으로 이 대목에서 삼성전자는 여전히 ‘Innovative Mover’는 아니라는 인상을 받았다.



S보이스의 역할

그나마 눈에 띄는게 S보이스의 활약이다. 갤기어의 우측에 있는 홈버튼을 두번 누르면 S보이스가 구동된다. S보이스를 이용해서 전화 수발신은 물론 일정과 알람 세팅, 날씨 확인 등과 같은 기본적인 제어가 가능하도록 했다. 스마트폰에서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S보이스가 이제서야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찾은 듯 하다.

음성인식 기술은 애플의 시리와 같은 디지털 비서 컨셉 보다는 이번 S보이스처럼 입력(또는 기기 제어)에 사용하는 것이 훨씬 궁합이 맞아 보인다. 지금까지 스마트폰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고 데이터를 축적한 S보이스는 향후 삼성전자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핵심 기능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 스마트워치 제품에는 존재하지 않는 갤기어만의 유일한 기능이기도 하다.



시장 성공 여부

컨셉 동영상으로만 접하는 제품은 실제 사용에서 많은 차이를 보이기 마련이다. 갤기어에 대해 호의적인 인상을 받았더라도 구매를 하려면 고려할 부분이 많다. 매일 충전을 해야 하는 배터리, 발열 문제, 그리고 교체가 불가능한 스트랩 등은 이미 얼리 어댑터들에게도 지적을 받고 있다.

삼성도 성공 자체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보다는 시장 반응을 먼저 보겠다는 듯하다. 갤기어는 갤럭시 노트3하고만 연동이 된다. 펌업을 통해서 기존 갤럭시 시리즈로 확대할 계획은 있지만 많은 모델을 지원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갤럭시 노트3의 액세서리 정도로 시작하면서 다음 버전을 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기 때문에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일반적인 제품과 조금 다를 것으로 보인다. 제품을 경험한 사용자의 요구 사항을 기준으로 단점을 해결하고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해서 제대로 된 차기 모델을 계획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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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이후, 사용자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중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 갤기어를 스마트워치, 페블 등과 같은 기존 제품과 비교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이키 퓨얼밴드와 비교하는 글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삼성은 이러한 반응을 통해 사용자들이 갤기어에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고객들은 멋진 디자인과 필요한 기능 하나에 최적화된 심플한 기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다양한 선택 자체가 장점이 될 수 있는 서비스의 볼륨을 보여주어야 한다.



* 이 글은 제가 CNET Korea에 기고한 칼럼입니다.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 이곳에 남깁니다. 원본 글은 http://www.cnet.co.kr/view/22779 에 있습니다.
2013/09/11 00:41 2013/09/11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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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모바일 일반
MS의 노키아 인수

드디어 마이크로소프트(MS)가 노키아의 휴대전화 사업부문을 인수하는 것이 공식적으로 결정되었다. 인수 가격은 72억 달러로 우리 나라 돈으로 약 7조 9천억원 규모이다. 제조부문 외에도 노키아가 보유한 특허를 마이크로소프트가 10년간 사용할 수 있도록 라이센스 협약도 포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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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시기와 규모의 문제일 뿐, 정해진 수순으로 어느 정도 예상을 했었기 때문에 담담한 시선으로 이번 이슈를 보고 있다. 그런 까닭 때문인지 인사이트가 풍부한 수준높은 분석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내용을 살펴보니 'SW + HW의 결합'과 같은 거시적인 트렌드부터 향후 전망까지 매우 다양하다.

이미 중요한 이야기는 넘쳐나고 있으니 굳이 이 공간에 생각을 따로 정리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는 못하겠다. 다만, 조금은 다른 각도에서 보아야 할 관전 포인트가 몇개 있는 듯 하여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한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핵심에서는 살짝 벗어나 있기는 하지만 흥미로운 포인트가 될 수 있으리라.



노키아의 변신은 어떻게

개인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모바일 산업에 근무해서인지 '노키아 제국의 공식적인 몰락'을 접하는 감회는 조금 남 다르다. 단순히 폰을 많이 판매하는 제조사가 아니라 시장의 흐름을 읽으며 변신을 시도했었고 그들의 결과물에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소식을 듣자마자 궁금했던 것은 인수 범위와 함께 노키아의 미래였다.

인수 범위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단말 제조 부분에 한정되어 있다. 더 정확히 이야기를 하자면 '루미아'와 '아샤' 사업부만 인수의 대상이다. 심비안 기반의 기존 노키아 사업부와 솔루션과 네트워크 사업, 지도 솔루션 `히어(Here)` 사업부, CTO 조직은 여전히 '노키아'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을 듯 하다.

보유하고 있는 수많은 특허도 여전히 노키아의 소유이다. 이 점 때문에 일부 아티클에서는 노키아가 특허 괴물(patent troll)로 변신할 가능성을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지켜보았던 노키아의 기업 문화를 고려할 때 '특허'가 노키아의 주요 사업 모델이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예상한다.



노키아의 남은 자산 중에서 'Here'에 주목하고 향후 전략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Here'는 오랫동안 노키아가 로컬 플랫폼에 대한 관심과 노력의 결과물이다. 초기 버전은 사용자들에게 외면을 받았지만 꾸준히 데이터를 확보하면서 점차 안정된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대형사업자들이 구글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구글지도(Google Map)을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를 찾는 상황도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실제로 MS, 야후, 아마존 등은 자사 지도 또는 구글지도를 버리고 노키아 지도를 사용하고 있다.



구글과 모토로라의 대응

이번 인수건을 보면서 많은 전문가들은 2011년, 구글의 모토로라를 인수와 비교를 한다. 사업자의 구조나 배경, 니즈, 전망 등에사 유사점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구글이 모토로라 인수를 한 후에 사업 성적표는 어떤지 정확하게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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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수치를 살펴보니 예상치보다 훨씬 심각하다. 2013년 1분기에는 시장점유율이 1.7%까지 하락했다. 구글과 야심차게 공동개발한 '모토 X'는 판매량이 부진하여 약 100달러 수준까지 인하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한 주요 목적이 '특허 확보'라고 해석을 하더라도 심각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지탱하는 제조사들의 눈치를 보면서 합병의 시너지를 최대한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신규 버전의 우선 적용한다거나 구글의 특정 서비스를 독점으로 모토로라에게만 주지 못하고 있다.

이번 인수로 인해 MS가 구글과 대립각을 세우며 PC 생태계의 우위를 활용해서 공격적인 전략을 세운다면 구글로서는 모토로라를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MS와 구글의 전략적인 선택에 따라 어떻게 전개가 될지 주의깊게 관전할 만한 포인트이다.



MS의 차기 CEO

얼마전, MS의 스티브 발머는 1년 안으로 CEO 자리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MS의 차기 CEO에 대해 관심을 집중했었다. 이런 와중에 영국의 온라인 도박업체인 '래드브룩스'는 MS의 차기 CEO가 누가 될지에 대해 특별 코너를 개설했다. 그 결과 배당률이 가장 낮은(CEO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은 스티븐 엘롭이었고 페이스북의 셰릴 샌드버그, MS의 케빈 터너 등이 거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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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도 스티븐 엘롭이 차기 CEO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예측하고 있었다. 엘롭은 매크로미디어, 어도비, 주니퍼 등을 거쳐서 2008∼2010년 MS의 비즈니스 사업부 책임자를 지낸 뒤, 현재는 노키아의 CEO로 재직 중에 있다. 그는 노키아 CEO에 취임하면서 직원들에게 '불타는 플랫폼에서 뛰어내리라'는 편지를 보내 업계의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엘롭이 MS의 제품군과 모바일 디바이스에 대한 이해도를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이번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시켰다는 점을 고려하면 CEO가 될 가능성을 더욱 높인 셈이다. 오히려 관전포인트는 '그가 CEO가 된다면 어떠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가 된다. 개인적으로는 MS가 노키아를 인수하더라도 여전히 모바일 개발자 커뮤니티가 부족하고 사용자들에게 전달해야 할 서비스가 없는 것을 고려하면 엘롭이 최고의 적임자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다.
2013/09/04 19:38 2013/09/04 1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