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book, MySpace, Twitter로 대변되는 서양 SNS는 전형적인 '광장형'서비스이다. 의자 하나 없는 넓디넓은 광장만 제공할 뿐 주최자는 그럴듯한 프로그램 하나 마련해 놓지 않는다. 초대받은 사용자들이 각자 자기의 이야기를 하면 지나가는 사람이 귀를 기울이고, 말을 걸기도, 친구가 되어주기도 한다.
어느 정도 광장 생활이 익숙해지면 주변에 Network가 생성되어 재미가 있지만, 계정을 처음 생성하고 뭘 해야할지 모르는 초보사용자에게는 덩그렇게 놓여있는 'What’s happening?' 이라는 문장은 불친절하다고 느낄 수 밖에 없다.
광장형 SNS는 운영자가 특정 주제를 제안하여 포스팅을 유도하고, 특정 인물을 모두에게 노출시켜 주지 않는다. 특정 정보(Information)보다 Individual한 객체의 중요도가 높기 때문이다. 돌아다니기에 불편하지 않도록 광장안의 장애물을 제거해주고(개인화, OpenID), 어디에서든 쉽게 광장으로 진입할 수 있게 하고(Open Social, Multi Channel), 비슷한 성향을 가진 이들끼리 자연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도록 만들(Profile System) 뿐이다.
이에 반해 요즘(YOZM), 미투데이, 싸이월드 등으로 대변되는 국내 SNS는 '로비형'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손님이 오면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좋을지, 어떤 스타들이 있고, 최근 회자되는 이슈들에 대해 친절하게 안내를 해준다. 특정 토론 주제를 로비에 노출시켜 주거나 주목받는 미친, yo걸, 오늘의 피플 등이 모두 '로비형' 성격을 띄고 있다.
쉽게 설명을 하기 위해 광장형과 로비형으로 구분하기는 했으나 'Individual한 객체의 Relation을 통한 Communication Service'라는 SNS의 본질과는 무관하다. 둘 사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모든 사용자들이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로비 페이지의 존재여부이다. Facebook을 떠 올려보면 모두에게 노출되는 공통 페이지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Twitter의 경우 분명히 대문(Top Page)이 존재하지만 서비스 사업자에 의해 인위적으로 구성된 로비 페이지와는 조금
성격이 다르다.
이는 다분히 문화적인 차이에서 오는데, 서양은 모르는 이들과의 대화가 자연스럽고, 각자 개인적인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한다. 반면에 동양은 낯선 이와의 대화에 소극적이고, 이슈가 되는 주제에 빠르게 반응하고 다른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편이다. 이렇다 보니 한쪽은 Profile System과 Open Social이 발달하고, 다른 한쪽은 Issue Following 할 수 있는 운영 노하우가 쌓이고 있다.
어느 한쪽이 우월함을 가지는 것은 아니며, 고유의 장점과 문화, 철학에 따라 서비스가 반응하는 것 뿐이다. 개인적으로 국내 SNS를 무조건 Open Social로 몰아가는 것 보다는 운영 시스템의 장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로비 페이지들을 잘 운영하던 국내 SNS사업자들이 스마트폰이 갑자기 주목을 받고 너도나도 모바일앱을 만들어 내면서 다소 의외의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내놓는 스마트폰앱을 보면 하나같이 Twitter스러운 Client를 내뱉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앱에서 로비 페이지로 접근할 수 있는 길 자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아임IN의 경우 광장이라는 탭이 있어 모든이가 공통적으로 보는 영역이 존재하기는 하다. 하지만, 이 영역 역시 운영에 의해 잘 정비된 가이드를 제시해주는 로비 페이지는 아니다. 국내 모바일 앱들이 로비 페이지를 과감히 버린 것은 모바일 사용행태를 고려한 의도된 연출일 것이다.
하지만, 국내 SNS의 가장 큰 장점을 버리고 '광장형' 만을 지향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반드시 탭(Tab)으로 존재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Push를 통한 미션 수행, 실시간 이슈를 노출시켜 검색을 유도하는 등의 다양한 운영 노하우가 적용될 방법이 있다. 국내 SNS가 '로비형'이 된 것은 자연스러운 문화의 흐름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기억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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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과 로비라는 비유가 매우 마음에 와닿습니다. 또한 그간 우리나라 서비스 업체들이 본연의 색을 버리고 따라하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 또한 그러하네요.
광장과 로비의 표현이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을 제 블로그로 담아가겠습니다.
광장형&로비형으로 설명된게 재밌어요 ㅎ "여기가 토론장도 아니고 주제가 있어야 얘기가되나"하는 생각에 저는 주로 facebook을 이용했는데 그것도 문화차이군요
SNS에 대해서 검색해보다가 좋은 글 읽고 갑니다.
광장과 로비라니 정말 좋은 비유네요ㅋ 동서양 차이는 여러 군데서 발견된다던데
SNS에서도 문화적 차이가 있다니 재밌네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sns를 이렇게 비교하니까 더 쉽게 이해가는 것같아요,
비유가 아주 적절하네요 ^^ 덕분에 국내와 해외 SNS의 차이점을 잘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