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M 시장의 성장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가장 눈에 띄는 서비스는 MIM(Mobile Instant Messenger)이다. Whatsapp를 시작으로 Google Talk, Viber 등과 같은 전용 MIM 서비스들 성장하고 있고 Apple은 iOS5를 발표하면서 아이메시지(iMessage)를 핵심 서비스로 추가하였다. Facebook은 메시지 부분만 따로 App을 만들어 서비스하고 있기도 하다. Portio Research의 보고서에 의하면 2011년 MIM 이용자수는 4.7억명 정도이며 2015년에는 16억명정도의 시장 규모를 이룰 것이라고 한다.
SMS 시장을 빠르게 잠식 중
국내 대표 MIM인 '카카오톡'은 2010년 3월 서비스를 오픈하여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다. 1년 9개월만인 2012년 1월에 카카오톡 하루 메시지 전송 건수는 10억건을 돌파하였다. 마이피플, 틱톡, 라인 등도 명확한 전송량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가입자 증가추이로 보아 엄청난 양의 메세지가 MIM을 통해 전송되고 있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SMS가 중요한 수입원인 통신사에게는 MIM을 통한 메세지 전송은 위험요소일 수 밖에 없다. SKT와 KT의 2011년 1분기 문자발송건수는 2010년 동분기보다 각각 9억건, 19억건이 줄어든 142억건, 81억건이다. 발송건수 하락은 매출 감소로 직접적으로 이어진다. KT는 2009~2010년 분기별 1000억원대 SMS 매출을
기록했으나 2011년 2분기 SMS 매출은 660억원에 불과하다. 매출의 34%가 하락한 것이다. LG U+도 300억원대를 기록하던 SMS 매출이 2011년
2분기 250억원으로 하락한 상태이다. 물론, 통신사의 SMS 매출 감소는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무료문자로 반격하는 통신사
MIM에 대해 수비적인 입장만을 고수하던 통신사들은 시장의 변화를 받아드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자신들의 장점을 활용하여 반격에 나서야 하는 시점인 것이다. 국내 통신사들이 연합하여 2011년 하반기부터 개발하던 RCS(Rich Communication Suite) 기반의 문자 서비스가 2012년 4월부터 상용화될 예정이다. RCS는 GSMA을 통해 만들어진 기술 표준으로 '주소록 2.0을 통한 Social Service 구축'에서 소개한 바 있다.
기존 사용자는 이 솔루션을 다운받아 설치할 수 있으며 상용화 이후 생산하는 단말기에는 기본으로 탑재될 예정이다. 일반 사용자에겐 무료로 제공하거나 소규모 월정액을 받고, 기업 사용자에게는 사용량에 따라 과금하는 요금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이통사들이 GSMA 회원사 중에서도 가장 빨리 RCS 기반 문자서비스를 내놓는 것은 국내 시장의 환경변화가 가장 크고 빠르다는 것을 반증한다.
예상치 못했던 변수, 애플의 딴지
SMS과 MIM 시장이 본격적인 대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예상치 못했던 변수가 발생했다. 2011년 12월 20일 이후로 MIM 들의 앱스토어 등록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애플이 ‘ID 기반의 가입체계 준수’와 '개인 정보 보호'를 앞세우면서 SMS으로 본인 인증을 하거나 주소록을 접근하는 앱들의 등록을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있었던 정책을 강화한 것 뿐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MIM시장이 이렇게 성장할 때까지 별다른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던 것을 생각해보면 마냥 곱게 해석할 수 없다. 일부 언론 기사에서 애플의 아이메시지를 활성화하기 위함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애플이 개발자에게 반감을 사면서까지 무리하게 자사 서비스 활성화를 시도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더구나 무료로 운영되는 아이메시지의 중요도가 그렇게 높다고 보기는 힘들다. 해석하기 힘들고 괴팍하기만 한 애플의 현재 모습이다.
더욱 답답한 것은 일관성없는 애플의 정책 적용이다. 국내의 한 MIM 업체는 애플 정책에 맞게 가입체계를 전환해 인증을 신청했지만 일주일이 넘도록 인증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반면, 애플의 정책에 반하고 있는 대표적인 MIM인 WhatsApp은 1월 17일에 2.6.9 버전으로 등록이 되었고 2월 2일에는 Line이 업데이트 되었다. 삼성전자의 ChatOn과 바이브 등도 별다른 문제없이 이 기간 동안 등록이 되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애플은 시종일관 침묵으로만 응답하고 있다.
위기 관리 능력이 필요
플랫폼 사업자의 중립성은 예전부터 항상 논란이 되어왔다. 플랫폼 의존도가 높은 서비스일수록 크게 항의하기가 힘든게 현실이며 그들의 '갑질'을 잘 견디며 원하고자 하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이 '스킬'이기도 하다. 이번 애플 문제를 비롯한 모든 위기 관리 능력에 따라 향후 MIM 시장의 판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MIM이 기존 인터넷 메신저와 차별되었던 것은 가입에 대한 부담감을 없애고 주소록을 기반으로 한 편리한 지인관리였다. 이번 애플의 문제 제기로 인해 이러한 장점을 다른 방법으로 구현해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안드로이드는 문제가 안되기 때문에 인증체제를 이분화해야 할지 로그인 기반으로 전체 수정을 해야 할지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한다.
서비스적으로 발빠른 대응을 하는 사업자도 있다. 카카오는 2월 1일 '카카오 연락처검색' 아이폰용 앱을 출시했다. 이 앱의 독립적인 기능을 중요하지 않다. 애플의 딴지로 인해 해결하지 못하는 카카오톡의 버그를 우회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카카오톡'과 같이 빠른 의사 결정과 효율적인 개발 프로세스를 갖추지 않는다면 모바일 서비스 영역에서 생존하기는 점점 힘들어 질 것이다.
MIM 시장변화는 단기적으로 크지 않을 것
MIM들의 고쳐지지 않은 버그로 인해 사용자들은 불편함을 겪겠지만 사용자들의 이동이 단기간에 빠르게 일어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MIM이 Lock-In 효과가 떨어지는 단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벗어나 서비스 플랫폼으로 진화해버렸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의
‘플러스 친구’, 마이피플의 ‘두근두근’, 틱톡의 ‘모임’ 등과 같이 MIM들은 다양한 정보 채널과 커뮤니티 기능들을 포함하여
사용자를 붙잡아 두고 있다.
단순히 '무료'만을 앞세운 아이메시지나 'SMS 확장판'에 불과한 통신사들의 무료 문자등으로 사용자들이 옮겨가는 현상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 이다. 기존 MIM들이 인증체제를 바꾸더라도 사용자가 다수 확보되어 있는 기존 서비스는 장기적인 영향이 낮을 것이며 신규 시장 진입자들에게는 사용자 확보에 장애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이슈를 관전하는 포인트는 애플의 노림수가 존재하는지, 어떤 사업자의 위기 관리 능력이 뛰어나는지, MIM의 위기를 SNS업체가 얼마나 빨리 공략하는지 등이 될 수 있겠다. 이와 별도로 플랫폼 사업자들의 중립성에 대해서는 깊은 논의가 시작될 필요가 있겠다. 애플의 아이메시지 또한 주소록을 기반으로 하는 '개인 정보'의 이슈가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는 없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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