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에서 음성 매출과 데이터 매출의 비율은 참으로 예상하기 어려운 숙제이다. 특히나 그 질문을 직접 받고, 사업의 무게 중심을 움직여야 하는 이동통신사 입장에서 쉽사리 답을 내기가 어렵다. 모든 보고서들이 데이터 시장에 대한 장미빛 전망을 하고 있으나 그 크기가 예상만큼 크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위의 표는 비록 서유럽 모바일 시장을 기준으로 만든 것이지만 좋은 참고자료이다. 모바일 시장에서 데이터 Revenue가 큰 성장을 하고 있으나 음성 Revenue 역시 크게 하락하지는 않고 있다. 이러한 수치를 평면적으로 보면 데이터 시장에 큰 투자를 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처럼 보인다.
데이터 시장에 투자를 하고 집중을 해야 하는 이유는 음성 매출은 정체되어 있고, 음성을 통해서 경쟁사대비 우위를 가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성장하지 않은 조직은 위험할 수 밖에 없으며, 어떠한 방법이던 새로운 곳에 도전을 하던지 기존 시장을 경쟁사에게서 뺏어와야 한다. 요즘처럼 이통사들의 출혈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고, 가입자 기반의 사업만을 Driven 하지 않는 정상적인 시장이라면, 가입자 기반의 음성 Revenue의 제로섬 게임보다는 데이타 Revenue 증대가 훨씬 Risk도 작고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이동통신사가 발전하려면 결국은 Local Market 일변도의 사업모델을 벗어나야 하고, Global Market을 바라보아야
한다. Global Market에서 성공하기 위한 조건으로 '음성통화'는 기본이지 최종이 아니다. 이제껏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해외에서 성공하지 못했던 것은 이러한 서비스에 대한 고민이 없었기 때문이다. 몇 되지도 않은 교포를 상대로 해서 고스톱이나 바둑
게임 정도를 서비스해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만에 가깝다.
미국의 경우를 보면 음성 ARPU는 04년 3Q에 $50대에서 부터 09년 1Q에는 $30대로 지속적인 하락을 계속하고 있다. 반면에 Data ARPU는 $2대에서 $13대로 급성장을 하고 있다. 결국 이통사 입장에서 경쟁사대비 우위를 가질 수 있는 것은 데이타 시장일 수 밖에 없다. 물론, 음성 Reveune로 안정된 사업을 하고 있는 이통사들에게 이 말이 먹힐리가 없다. 해외시장과 국내시장의 비교를 통해 위기감을 느껴보도록 하자.
09년 6월에 KT경제경영연구소에서 발행한 '무선데이터 시장 해외사례'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시장의 보급율은 93.9%에 이르는 모바일 강국이지만 전체 ARPU중 Data 비중은 17%로 주요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아무리 일본이 무선 인터넷 강국이라고는 하지만 보급율이 우리보다 훨씬 낮은 것을 고려한다면 Data 비중이 지나치게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요즘은 해외시장과 국내시장을 비교할 때마다 부끄럽고 업계의 한사람으로서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무선 데이터 시장 중에 위의 AnalysysMason 보고서대로 Mobile Internet 시장이 당분간 크게 성장을 할
것이며, 정보와 엔터테인먼트를 기반으로한 Infotainment 시장 또한 전망이 밝다.(개인적으로 이번
AnalysysMason 보고서가 조금 믿을만하다고 느낀 것은 광고나 영상 통화 등의 항목을 타보고서에 비해서 보수적으로
접근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이러한 서비스들은 국내 유선에서 많은 발전을 해왔고 다양한 컨텐츠들이 생산되고 있다.
이통사는 이러한 양질의 서비스와 컨텐츠를 무선으로 유입시키는 Service Enabler가 되어야 한다. 언제까지나 해외 이통사들과 그래프를 비교하면서 부러워만 할 수는 없다. 아래 그림 중에 우리의 이통사는 어디쯤에 와 있는 것일까 생각해보자. 일본내의 최강자 NTT조차도 별로 좋지 않은 점수를 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상기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