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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불건전한 상호작용

생태계를 구성하는 객체간의 건전하고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나야 한다. 한 방향으로 흐르는 기존의 '가치사슬'의 형태를 유지하면 '갑을 관계'의 관행은 사라질 수 없을 것이다. 역할을 뛰어넘는 파괴적 혁신도 필요하고 제휴를 통한 새로운 가치도 만들어내야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국내 모바일앱 생태계에는 과거 가치사슬의 잔재와 불건전한 상호 작용이 많이 남아 있다.



3.1. 지위의 오남용

가장 큰 문제는 아직도 '갑'의 마인드로 생태계에서 포식자 역할을 하려고 하는 일부 사업자들이다. 그들은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여 거침없이 영토를 확장하려고 한다. 사업영역을 확장하려는 수직통합 전략을 지적하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문제는 똑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하고 고객에게 선택권을 제공했는지 여부이다.

그들은 생태계의 근간이 되는 플랫폼에 대한 투자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해외 사업자의 생태계에 국내 산업을 가두고 이를 활용해 자사 제품을 끼워파는데만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공정한 경쟁도 아닐 뿐더러 질낮은 서비스를 소비자들에게 강요시키며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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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구매하면 기본적으로 설치되어 있는 선탑재앱이 대표적인 사례가 되겠다. 소비자들에게 자사 서비스를 강요하며 유사 서비스보다 훨씬 유리한 위치에서 시작한다. 일부 제조사와 통신사는 지워지지도 않는 선탑재앱을 활용해 스팸 수준의 Push 알림을 계속해서 보내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뒤늦게 나서서 스마트폰 앱 선탑재 가이드라인를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최대 64개의 앱을 선탑재할 수 있다.

이제는 지루하기까지 한 망중립성 문제도 여기에 속한다. 요금제에 따라서 mVoIP 사용 여부를 판단하는 일방적인 정책 결정은 소비자의 자율권을 빼았는 행위이다. 2014년 말까지 모든 스마트폰 요금제에서 허용되는 것으로 일단락되기는 했지만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통신사들의 자의적인 해석은 사업자 입장에서는 항상 불안 요소이다.



3.2. 표절 시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연스럽게 표절 문제가 화두가 되고 있다. 특히, 모바일게임에서 표절과 베끼기 관행이 계속되어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법률적 기준이 모호해 표절 사실 여부를 증명하기가 어려워지면서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실제로 ‘제 2회 K앱 페스티벌’ 참석자들에게 국내 모바일앱 산업의 발전 장애 요인을 물어본 결과, 표절이 가장 높은 답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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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아쉬운 것은 대형 사업자들이 앞서서 해외 유명 게임을 표절하고 광고와 마케팅을 통해 쉽게 시장에서 돈을 번다는 점이다. 대표적 사례로 애니팡 시리즈는 매번 표절 의혹을 받았지만 사업적으로는 항상 대성공을 이루어냈다. 법률적으로 제재할 수 없는 이러한 표절 문제는 그만그만한 게임을 양산해 내면서 품질보다는 마케팅과 광고를 앞세워 앱생태계의 수준을 저하시키고 컨텐츠를 국내용으로만 머물게 하는 한계를 가져온다.



3.3. 저작권 침해

사용자들도 생태계의 한 객체로서 중요한 역할을 가지며 정상적인 유통 채널을 통해 컨텐츠를 사용하고 건전한 피드백을 주어야 할 책임이 있다. 저작권을 침해하는 불법적인 유통 채널은 이용하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양질의 모바일앱들이 웹하드와 포탈의 카페, 블로그 등을 통해 쉽게 유통되고 설치된다. 한국저작권위원회 보고서에 의하면 9세~29세 국내 이용자의 29.8%가 불법 모바일콘텐츠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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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앱에게 이러한 불법 유통 채널은 치명적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조사 결과, 국내 모바일앱 개발사 100곳 중 16곳이 저작권 침해를 당한 경험이 있고 62.4%가 '사업부문 경영에 차질이 있는 정도'라고 답변하였다. 사용자들의 이러한 일탈행위는 모바일앱 생태계를 위축시키고 해외 기업에게 국내 시장이 종속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3.4. 폐쇄적인 데이터 구조

모바일앱이 제공하는 컨텐츠가 양질의 정보가 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신뢰성있는 데이터 인프라가 필요하다. 자체 데이터를 구축할 수 없는 소규모 스타트업들에게는 개방된 데이터를 통해 매쉬업을 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된다. 해외의 활발한 Open API 제공 분위기와 달리 정부기관과 국내기업의 움직임은 여전히 느리고 답답하다.

2009년, 당시 고등학생이있던 유주완군이 개발한 ‘서울버스’가 오픈 API 문제 때문에 크게 이슈가 된 적이 있다. 그 이후로 공공 AP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2013년 7월 30일에 ‘공공 데이터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대한 법률’이 제정되고 매우 활발해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지난 1월말에 서울시와 철도사업자들은 지하철 도착 시간을 알려주는 앱을 제공하는 6개의 업체에 서비스 중단을 요구했다. "철도 관련 정보는 공공 정보로 볼 수 없다”는 논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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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형기업이나 민간단체들도 여전히 Open API에 대한 업무는 항상 우선 순위가 낮다. 자사의 서비스를 만들기도 바쁘고 Data Provider 로서의 책무와 장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통신사나 대형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유용한 데이터가 오픈 API 형태로 제공되면 필요한 데이터를 서로 연동시켜 새로운 서비스 형태의 모바일앱이 등장할 수 있고 이를 제공해주는 기업은 서비스로 유입이 증가되는 생태계의 선순환이 이루어지게 된다.
2014/06/03 19:08 2014/06/03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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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다양성의 부재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려면 다양성이 필요한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다양한 플레이어가 시장에서 경쟁을 해야 발전을 하고 사용자들에게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국내 모바일앱 생태계는 하나의 플레이어가 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특정 산업이 성장기를 넘어서면 상위 그룹이 전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기도 하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상위 '그룹'이 아니라 상위 '업체'나 상위 '분야'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크다. 1위와 2위의 격차가 너무 크거나 아예 2위로 언급할만한 업체가 없는 영역도 많다.



2.1. 안드로이드 편중

안드로이드가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국내 시장의 문제는 그 정도가 너무 심하다는 점이다. 국가별로 안드로이드가 차지하는 비중을 살펴보면 미국 56.0%, 일본 59.0% 인데 비해 한국은 93.4%에 이른다. 시장이 이렇게 형성되다보니 자연스럽게 국내 모바일앱은 안드로이드 중심으로 개발되어지고 있다. 아예 iOS용으로 출시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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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현상은 국내 모바일앱 산업이 안드로이드 생태계 안으로 갇히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또한, 해외로 진출할 때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2014년 1월, 오페라 미디어워크스의 자료에 의하면 모바일앱 수익 비중이 아이폰 40.03%, 안드로이드 30.07%, 아이패드 12.7%이다. 여전히 모바일앱의 수익면에서 iOS가 우월한데 대응하는 서비스는 부족한 셈이다. 실제로 해외대상의 조사에서는 안드로이드 우선 정책(27%)을 펴는 개발자보다 iOS를 우선으로 하는 비중이 35%로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2. 모바일 게임만 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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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앱에 높은 충성도를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내부를 자세히 살펴보면 소비하는 것에서도 심한 편식을 발견할 수 있다. '국내 앱스토어의 5가지 주요 특징'에서 언급한 것처럼 게임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강한 것이다. 해당 포스트에서 소개했던 Statista를 다시 살펴보면 모바일 컨텐츠의 지출 중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5.27%로 절대적이다. 더게임스의 2014년 3월 기사에 따르면 T스토어의 전체 매출에서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은 60%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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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되다 보니 투자나 지원도 게임으로 집중된다.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가 올해(2014년 3월 1일 기준) 투자한 5개의 업체 중 4곳이 게임 업체이다. NHN엔터테인먼트 2천억 원, 네오위즈게임즈 500억 원 등 모바일게임 업체에 투자 의사를 밝힌 상태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장기적으로 성장해야 하는 서비스 플랫폼이나 기술기반 스타트업들은 소외받고 있다.



2.3. 유통채널의 획일화

국내에서는 모바일앱이 유통되는 채널마저 특정 기업에 종속되어 있다. 모두 다 짐작하겠지만 '카톡게임'에 대한 이야기이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의 93%가 사용하는 카카오톡은 ‘게임하기’를 런칭한 후에 모바일 게임 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2014년 5월 플레이스토어 랭킹을 살펴보니 무료게임 상위 10위 중에 카톡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66%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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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기업이 전체 시장의 유통 헤게모니를 장악하면서 여러가지 문제점이 도출되고 있다. 근본적인 것은 카톡게임에 입점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컨텐츠라고 하더라도 사용자들이 접할 기회가 현실적으로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입점 기준에 대한 공정성도 여러가지 논란을 만들어 내고 있고, 그만그만한 케주얼 게임만 살아남게 된 것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 디스패치는 2014년 2월 기사를 통해 '모바일게임의 유통이 획일화되면서 폐쇄된 환경에서 경쟁을 하게 되고 생명주기가 과도하게 짧아졌다'고 언급하였는데 개인적으로 무척 공감가는 지적이다.
2014/05/29 19:19 2014/05/29 1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