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나라가 있다. 그 나라에는 지엄하신 나라법에 의해 3개의 음식점만 운영되고 있다. 그 나라 백성들은 외출하여 배가 고플때는 반드시 3개의 음식점 중에 한 군데에서만 음식을 먹을 수 있다. 3개의 음식점만 운영되나보니 폐해가 생길 수 밖에 없다. 아무리 뛰어난 요리사도 3군데 음식점 외에서는 음식을 판매할 수 없으니 음식점의 횡포가 심해지고 수익 분배에 불균형이 생긴다. 아무리 수고하여 음식을 만들어도 음식점 운영주의 입맛에 들지 못하면 아예 메뉴에서 제외되어 판매할 수가 없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답답할 노릇이다. 외출해서 어디서나 보이는 음식점에 들어가서 배를 채울 수 있는 이동성과 즉시성은 좋았지만 음식점들이 가게를 세우고 요리사들을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음식값을 터무니없게 비싸게 부르는 것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소비자들이 음식을 시키려고 메뉴판만 볼려고 해도 돈을 내어야 하고, 서빙을 하는 비용도 음식과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먹는 음식의 비용보다 메뉴판을 보는 비용과 서빙 비용이 더 높아져서 사용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와의 거리감으로 인해 음식점을 운영하는 3곳에도 운영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음식점에 고용된 요리사나 고객들은 음식 비용만 내게 하면 자주 사용하겠다고 이야기 하지만 음식점을 만드는 비용이 많이 들었으니 '메뉴판 보는 비용'은 포기할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음식 판매를 위해서 메뉴판 보는 비용과 서빙 비용을 포기하는게 그렇게 힘든 것일까?
모바일 산업은 아무리 발전을 해도, 이통사의 그늘을 벗어나기가 힘들다. 이통사 권력의 핵심은 바로 'Air'이다. 무선 Air에 대한 비용이 주는 진입장벽과 시장 확산의 문제점에 대해서 여러 각도에서 비판과 접근이 있었지만 그들이 투자해서 만들어 놓은 시스템을 제 3자가 명령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행히도 이러한 기존 Air에 대한 대체제들이 최근 많이 등장하고 있다. WiFi, Wibro, NetSpot, 펨토셀, 구글의 무선 풍선 등이 기존 무선 Air를 대체할 수 있는 네트워크로 우리에게 다가서고 있다.
이들 중 Post 무선 Air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당연히 WiFi 이다. 우리는 어디에서나 WiFi를 쉽게 만날 수 있다. 회사나 가정에서 쓰는 WiFi, 강남대로에서 쉽게 잡히는 공개 WiFi, 커피숍에서 제공하는 WiFi, myLG070 공유기를 통한 WiFi 등 다양하다. 이러한 WiFi 이용빈도의 증가는 세계적인 추세이다.
미국을 중심으로한 북미가 가장 많은 사용을 보이고 있고, 영국, 독일, 프랑스, 스위스, 네덜란드 등과 같은 유럽 역시 활발한 사용 증가를 나타낸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 정도가 조금 높을 뿐, 한국은 아직도 갈길이 멀다.
영국 BT사는 'BT Openzone'과 'BT FON'을 이용하고 있는데 2008년 4월부터 9월까지 전년대비 2배의 트래픽 상승을 보였다고 보고하였다. 이러한 WiFi 사용 증가는 WiFi를 지원하는 Gadget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2008년 10월에 Wi-Fi Alliance에서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인증된 WiFi 내장 제품의 수가 통 5,000여종에 이른다. 이런 많은 제품 중에서도 WiFi 사용을 증가하는 대표적인 제품들이 있다.
iPod Touch, PSP, Palm TX 등의 경우에는 이통사 air 사용이 불가능하다 보니 100% WiFi를 이용하고 있다. 근래 모바일 산업의 핵으로 자리잡은 iPhone의 경우 전체 인터넷 접속의 42%를 WiFi를 이용해서 하고 있다. Blackberry 8820 역시 동일하게 WiFi를 사용한다.
얼마전 리서치 컨설팅 전문기업 스트라베이스(STRABASE)에서 미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 결과 81%는 대부분의 인터넷 서비스 예를들어 검색 서비스나 이메일 그리고 웹 서핑 등을 이용할 때 3G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것보다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WiFi를 이용하는 디바이스도 스마트폰이 가장 높았다.
이러한 WiFi를 이용하는 스마트폰 사용자의 행태에 대해 이통사의 전략은 극명하게 두갈래도 구분된다. WiFi를 기존 망의 보완재로 인식하여 적극 활용하려는 이통사와 기존 Air의 자리를 뺏길까봐 방어적으로 나서는 이통사이다.
AT&T의 경우 2008년 11월에 WiFi 네트워크 사업자인 Wayport를 2억 7,700만달러에 인수하였다. AT&T는 이번 인수를 통해 핫스팟 3,000여개를 추가하였다. 또한, AT&T 사용자는 미국내 스타벅스와 맥도날드 점포에서는 핫스팟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미국 T-Mobile은 UMA 기반의 법인용 FMC 서비스 제공을 위해 2009년 1월에 Meru Networks와 제휴를 하였다. 펨토셀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FMC의 활용도가 얼마나 높을지는 의문이 남지만 이번 제휴로 인해 법인 고객들은 옥외 무선 인프라와 옥내 WiFi 네트워크가 핸드오버가 된다. 반면에 Verizon이나 Sprint의 경우에는 미온적이거나 자사 고객의 WiFi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한편 네트워크 기기들도 이에 맞추어 진화하고 있다. 일본 Willcom, Buffalo, Sanyo 는 공동으로 WiFi와 PHS를 동시에 지원하는 듀얼모드 AP '도코데모 WiFi'를 개발하여 2008년 10월에 발표하였고, 정식 발매는 2009년 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Skyhook의 WPS와 같은 WiFi 전용 솔루션 역시 주목받고 있다. WPS와 GPS는 서로 보완 작용을 하면서 사용자의 위치 정보를 얻어오는데 좋은 방법이 되고 있다. WiFi AP가 많아질 수록 이러한 전용솔루션은 더욱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이통사의 정책도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일부 WiFi를 열어주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용자들이 다양한 웹 컨텐츠를 접근할 수 있다. Protocol의 상이함으로 인해 기술적인 문제가 있지만 WiFi를 통해 기존의 무선 포탈의 컨텐츠에 접근하지 못하는 것이나, 웹뷰어는 사용할 수 없는 등 제한적인 모습이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WiFi던 펨토셀이던 느리고 비싼 air에 대한 비용이 낮아져서 모바일 컨텐트들이 사용자들에게 쉽게 다가설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메뉴판 보는데 돈 내는 이상한 식당은 없어져야 하지 않을까?
Comments List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그나마 남아있는 사람들의 연봉과 대우가 나아지길 바라는 1인. ;)
ㅎㅎ 공감이요~
망이... 개방되는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 혹시 그날이 오면...
단순히 단말용 H/W, S/W와 현재 이통사 메뉴판에 올라가는 몇 가지 컨텐츠 외에...
열린 네트워크에서 수 많은 서비스들이 기획되고 시도되고...
그러면 물론 많은 시행 착오를 겪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다시 찾고 하겠지만...
그래도 취업 시장 역시 모바일스럽게 훨씬 다이나믹해지는 그런 날이 올 수도 있겠죠?
그 날이 오면.............. 그렇겠죠?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