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7일, 한국 IDC는 국내 비음성 모바일 서비스 시장 규모가 4조 1,257억원에 이르고,
2013년까지 연평균 8.7%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2013년에는 5조5,815억원 규모가 형성될 것으로 예측하였다.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가 없으면 빠른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 처럼 보이며, 규모 또한 매우 큰 것 같다. 사업자들은 시장 활성화가 안되고 있다는데, 4조원 규모의 시장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문제의 시작은 역시 Data ARPU가 전체 ARPU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09년 3분기, 국내 이동통신 시장 리뷰' 포스트에서 정리를 한번 한 것과 같이 현재 국내 Data ARPU의 비중은 20%를 채 넘지 못하고 있다. 08년말 기준으로 해외의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국내의 상태는 매우 심각한 것을 알 수 있다. 일본이나 유럽등에 뒤지는 것은 물론 27.2%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보다 못한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해외와 비교해서 국내 시장의 수치가 보여주는 흥미로운 점은 음성 매출의 추이이다. ARPU는 효용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루어 지기 때문에 전체 매출 추이를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전세계 음성 매출 추이이다. 전세계적으로는 성장을 하지만 데이터 시장이 발달되어 있는 북미와 서유럽은 소폭 하락을 유지하고 있다.
위 Ovum자료가 2008년부터의 추이를 보여주고 있어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겠지만, 국내 음성 매출 추이를 IR자료를 통해 재구성 해보았다. 국내 음성추이는 분기별로 조금씩 다른 양상을 보여주어 전체 추이를 판단하기는 힘이 들지만 08년 1분기 대비, 09년 3분기에는 성장을 하였다. 즉, 음성매출이 소폭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이통사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 선진국들이 음성 매출이 소폭 하락하면서 사업의 무게 중심이 자연스럽게 데이터매출쪽으로 이동한 것에 비해 국내는 음성 매출이 유지가 되고 있는 것이다. 데이터 매출에 확신이 없는 이통사의 입장에서 전략 수정을 할 수 있는 외부적인 압박이 강하게 오지 않고 있다. 겉으로는 데이터 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곤 하지만 여전히 음성에 기대를 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IDC의 전망은 근거가 없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다행히도 국내 무선 데이터 매출 역시 소폭 상승을 하고 있다.
IDC 전망도 그렇고, 실제 매출 추이도 상승하고 있다면 국내 무선 데이터 시장의 현재는 밝은 것일까? 실제 사업자들이 그렇게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국내 무선 데이터 매출의 대부분이 패킷요금에서 이루어 진다는 것에 있다. KT의 IR자료를 보면 무선인터넷 매출 중 정보이용료는 09년 3분기에 6.47%밖에 되지 않는다.
망개방이나 Open Market에서 이루어지는 매출도 있겠지만, 아직 그 규모가 미미하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이통사외의 정보 제공 사업자가 차지하는 매출은 거의 없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 정보이용료 매출 중의 일부분 역시 이통사의 수익이다.
국내 무선 인터넷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단순히 '4조'라는 수치보다는 Data ARPU가 전체 ARPU의 25% 이상이 되어야 하며, 정보 이용료의 비중이 높아지고 망개방 사이트와 Open Market 등에서 다양한 성공 사례가 등장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IDC전망 자료는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