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하는 위성 DMB
누가 뭐라고 해도 위성 DMB는 회복이 불가능할 수준으로 몰락하고 있다. 가입자 추이를 보면 2009년 3분기의 204.6만명을 정점으로 점차 하락하고 있다. 위성 DMB 사업의 어두운 미래는 보급되는 단말이 없는 것에서 시작된다. 단말이 없기 때문에 가입자 확보에 어려움이 있고, 가입자가 늘어나지 않으니 제조사들이 의지를 보이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TU 미디어가 SK텔링크에 흡수 합병 된 이후로 위성 DMB 사업은 더 이상 확대되지 못하는 분위기이다.
증가하는 지상파 DMB
반면에 지상파 DMB는 지난 5년 동안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휴대폰과 스마트패드, 네비게이션, PMP 등에 DMB 탑재가 기본이 되면서 더욱 가속도가 붙고 있다. 국내만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DVB-H와 미디어플로 등이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지상파 DMB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13개 나라 기업이 국제DMB진흥그룹(IDAG)를 꾸려 지상파 DMB의 보급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어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수익성
보급율 증가와는 달리 지상파 DMB의 에코시스템이 풍성한 것은 아니다. 수익성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이기 때문이다. 유일한 수입원인 광고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2010년 2분기 이후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이다. 이대로 가면 업계가 모두 고사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2011년 7월 13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지상파 DMB 업계의 누적 적자는 832억원이다. 지상파 방송3사만 2~4년전부터 조금씩 흑자로 전환되었을 뿐 U1 미디어 227억원, YTN DMB 240억원, 한국 DMB 208억원의 적자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적자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DMB 업계의 투자액이 약 1051억원이란 점을 감안한다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Interactive DMB의 등장
'DMB와 광고, 그리고 DMB 2.0'에서 소개했던 것처럼 DMB 사업자들이 찾는 해법은 Interactive DMB 였다. 관련 포스팅을 한지 1년이 지난 후에야 관련된 서비스들이 만들어져 세상에 소개되고 있다. 그 서비스들이 바로 'SBS 소셜 DMB'와 '스마트 DMB' 이다.
SBS 소셜 DMB는Twitter와 연동되어 DMB를 시청하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공간(Social TV)을 제공한다. 스마트 DMB는 지상파 DMB 업계가 공동으로 개발한 것으로 관련 정보, 모바일웹 접속, Social TV 등의 기능이 있다. 스마트 DMB는 발표된지 2개월만인 7월 22일, 16만7천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1년을 고민한 것 치고는 서비스들의 완성도가 높지 않아 다소 실망스럽지만 새로운 시도라는 점에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DMB 업계가 IP 기반의 Traffic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낸다면 재도약도 가능할 수 있다. 사용자 데이터, 프로파일을 쌓아 실시간 방송과 연동할 수 있다. 또한, 타겟팅 광고가 가능하여 DMB 광고와는 또 다른 수입원도 만들수 있게 된다. 방송 관련 PPL 상품과의 Commerce로 이어진다면 현재의 어려움을 돌파할 수 있을 듯 하다. 하지만, 이러한 이상적인 미래가 현실이 되기에는 호락호락한 상황이 아니다.
기본이 문제
DMB는 기본적으로 방송 시스템이며 폭넓은 커버리지를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2010년 지상파 DMB 수신율은 전국 평균 81%에 불과하다. 이것은 1개 채널만 수신돼도 수신 범위로 포함시킨 것이어서 실제 수신율은 이보다 크게 떨어진다. 수도권 수신율도 97%이지만 지역별로 음영지역이 많다는 것을 쉽게 경험할 수 있다.
글로벌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폭스, NBC, ION 등 미국의 12개 주요 방송사업자들이 설립한 MCV(Mobile Content Venture)가 N스크린서비스인 `다일(Dyle)'의 브랜드명과 로고를 발표하고 2011년 가을부터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Dyle은 역시 국내 표준 기술인 ATSC-M/H 방식으로 별도 주파수를 확보할 필요 없이 서비스가 가능하는 점에서 지상파 DMB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IP 기반의 방송과의 경쟁
커버리지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칩셋을 기반으로 하는 DMB와 달리 IP 기반의 방송 서비스는 매우 자유로운 확장이 가능하다. 가장 큰 장점은 DMB와 달리 망에 대한 투자가 별도로 필요없다는 점이다. LTE와 같은 4G망이 서서히 상용화되고 있고, iPad와 같이 화면이 넓은 기기의 등장은 IP 기반의 방송 서비스가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2011년 3월 15일에 시작된 타임워너케이블 iPad 방송 서비스이다. 타임워너 케이블은 자사 서비스 가입자에게 iPad에서 수십 개의 고화질(HD) 방송채널을 볼 수 있는 신개념 방송을 선보였다. 뒤를 이어 미국 3위 케이블TV 케이블비전도 방송채널 300개를 iPad에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국 최대 케이블TV 컴캐스트도 조만간 이런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CJ 헬로비전의 TVing이 총 120여개의 채널을 실시간으로 스트리밍하고 있다.
지금은 N-Screen 시대
무엇보다 DMB에서 Interactive한 요소를 강조하는 시도는 좋지만 좁은 스마트폰에서 사용하기는 화면이 다소 비좁은 문제가 생긴다. 서비스 안에 다양한 기능을 넣다보니 정작 중요한 방송 화면을 가리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이다. DMB 2.0 에서 강조하는 Social TV 기능도 하나의 App에서 해결하기 보다는 N-Screen 환경에서 해결하는 것이 훨씬 다양한 기능 구현이 가능하다.
위의 동영상은 Syzygy에서 "How Will We Watch TV In The Future?"라는 제목으로 만든 컨셉 영상이다. 영상에서 소개하는 것처럼 가까운 미래에는 N-Screen 환경이 자리잡고 TV를 보는 사용자 행태를 지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단순한 정보성 컨텐츠와 1차원적인 Social TV로 극복이 가능할지를 지상파 DMB 업체는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다.
Comments List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지적하신 것처럼 전체 서비스를 단말의 특성에 맞도록 재구성하고, 인터랙션이 강한 정보는 모바일 단말이, 단순 시청 형태의 영상 정보는 TV로 상호 연동하도록 하는 N-Screen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쨋든 국내 방송사의 이러한 시도들이 미흡한 점은 있으나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점에서는 고무적이라 생각합니다. 일단 소셜DMB나 DMB2.0 서비스를 통해 방송사가 가졌던 근본적인 한계인 실시간 사용자 혹은 피드백 데이터를 획득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좀 더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봅니다. 해당 데이터를 어떻게 프로그램 또는 수익 모델에 적용할지 많은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죠. 안타까운 것은 아직까지도 방송사 내부에 이러한 고민을 담당할 인원/부서가 많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도 있으니 국내 방송사의 신선한 대응 전략을 기대해 봅니다. 한가지 추가하자면, 결국 DMB는 이동 중 방송 시청이라는 본질에서 살펴 본다면 최근 단말 디스플레이 사이즈에 맞는 고화질 문제를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참고로 일본은 최근 아날로그 방송 종료 후 유휴화 주파수를 가지고 ISDB-Tmm에서 이론상 DMB 보다 10배 선명한 모바일 방송을 mmbi라는 이름으로 내년 봄부터 서비스할 예정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본격적인 4G 시대가 도래하더라도 결국 DMB가 가진 브로드캐스팅의 장점은 여전하리라 봅니다. 포스팅에서 지적하신 여러 문제점을 잘 타개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지상파DMB의 IP망 재전송도 거론되고 있던데, 문제는 막대한 서버/네트워크 비용을 누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가 될 것 같습니다. 방송컨텐츠의 재전송에 대한 저작권 이슈야 업계에서 해결하겠지만요. 사업성 이슈만 해결된다면 4G망에서의 킬러서비스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케이블 채널들은 이미 Mobile IPTV 서비스로 상용화된지 오래입니다만, 역시 공중파 컨텐츠의 힘이 크긴 크군요.
N-Screen 전략이 필요하다는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다만 그것이 절대적 전략이라기 보다는 다소 시장의 정량적 전략 측면 보다는 대안이 없는 대안 같다는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미디어를 소비하는 경향이 달라지고 있다지만 그것은 새로운 경험에 따른 일시적인 소비일수도 있다는 생각이듭니다. Screen의 다양성은 인프라측면이고 보다 미디어 업계에 걸맞는 에코생태가 필요하지 않을까... N-Screen 전략들이 성공을 할려면 보다 두터운 소비층을 형성할수 있는 인프라와 업계의 표준이 필요할듯 싶네요. 어떤 업자가 이런 표준을 제시할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