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의 사업과 전략이 모든 모바일 시장을 정의하던 때는 지나갔다. 통신사의 서비스 전략과 지표에는 예전과 같은 무게감이 사라져 버렸다. 본 블로그에서 주기적으로 진행하던 '국내 이동통신 시장 리뷰'를 하지 않는 이유이다. 그렇다고 해서 기반 인프라로서의 영향력마저 부인하기는 힘들다. 오랜만에 통신사 IR 자료를 뒤적거리며 자료 정리를 해 보았다. 예전 포스팅들이 ARPU나 매출, 마케팅 비용 등이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가입자 구성에 초점을 맞추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가입자 점유율 추이에서 두드러지게 보이는 것은 역시 SKT의 성적표이다. 마지노선을 외쳤던 50.5%가 무너지고 나서부터는 예전과 같은 시장 지배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6월 기준으로 50.10% 수준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망보다는 플랫폼이나 단말 중심으로 이동되면서 예전과 같은 점유율 유지는 더 이상 힘들어 보인다. LTE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한 덕분에 LG U+의 점유율은 20%에 육박하고 있다.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던 스마트폰 가입자수는 이제는 완벽히 둔화되었다. 2014년 1월 기준으로 3,782만명이었고 6월에는 3,904만명에 불과하다. 통신사별 점유율은 SKT 48.47%, KT 30.35%, LG U+ 21.18%를 각각 보이고 있다. 50%가 넘는 전체 가입자 점유율을 고려해보면 SKT에 피처폰 사용자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iPad를 중심으로 시장을 선점한 덕분에 태블릿 가입자는 유독 KT쪽이 많다. 약 36만명 정도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통신사별 점유율을 보자면 SKT 40.92%, KT 57.71%, LG U+ 1.37% 를 기록하고 있다. 태블릿 가입자의 가장 큰 특징은 꾸준하게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패블릿이 많아지면서 가입자가 상당부분 겹쳤고 그나마 태블릿이 필요한 사용자들은 Wi-Fi 버전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이동통신 네트워크는 LTE로 완전히 넘어온 상태이다. 올해 1월 53.67%의 비중을 보였고 6월 기준으로는 58.56%까지 증가했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LTE의 신규 가입자가 대부분 3G로부터 넘어온다는 것이다. 2G의 가입자 비중은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감소하고 있다. 유지 비용이 만만치 않은 통신사 입장에서는 엄청난 골치덩어리이다.
통신사들의 무선 사업 매출만 따로 집계해보면 총 57,392 억원 규모로 예전과 비교하면 많이 감소했다. 그나마 56,819 억원을 기록했던 전년동기에 비교하면 소폭 증가한 수치이다. LTE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조금씩 매출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별 비중으로는 SKT 48.68%, KT 31.34%, LG U+ 19.97% 이다. 전체 가입자 점유율과 비교하면 SKT가 내실없는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계속해서 감소하던 통신사들의 ARPU는 LTE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각 기업들이 ARPU를 산정하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절대 수치만으로 통신사별 비교를 하는 것은 조금 위험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 U+의 ARPU가 KT보다 높게 나오는 것은 흥미로운 사실이다.
통신사의 위상이 예전과 같지 않으면서 전체적인 사업 상황은 위험한 상태이다. 가입자는 정체되어 있으며 수익 상황은 여의치가 못하다. 제로섬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마케팅 지출만 늘이다보니 3사 모두 이번 분기 영업이익은 형편이 없다. 경쟁사의 3G 가입자를 확보해 자사의 LTE 가입자로 바꾸는 것을 제외하면 하는 것도 없고, 기대하는 것도 없다. 컨텐츠 시장에서 헤게모니를 놓쳐버린 상황에서 이러한 분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