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기기의 발전
제조사들은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가 대중화되면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필요가 생겼다. 업계에서 가장 관심을 가지는 기기가 스마트 TV, 스마트 자동차, 스마트 시계 등이다. 이 중에서 스마트 시계는 스마트 안경과 함께 '웨어러블 컴퓨터(Wearable Computer)’로 불리우며 차세대 컴퓨터 산업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언제 어디서나 사용자가 기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스마트 TV, 스마트 자동차 보다 훨씬 개인화된 단말로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이다.
관련 업계들의 움직임도 생각보다 매우 빠르다. 소니는 오래전부터 스마트 시계에 투자를 해왔다. 2006년에 블루투스를 통해 휴대폰과 통신하는 시계를 출시했고 2010년에 ‘라이브뷰’를 통해 본격적인 스마트 시계를 개발했다. 최근에는 ‘스마트워치(SmartWatch)’를 내놓았다.
모토로라의 모토액티브는 운동을 위한 기능성 기계로 다양한 기능을 내장하고 있다. 나이키, 페블테크놀로지, 아임워치 등과 같은 업체들도 스마트 시계를 개발하고 있다. 구글도 지난 10월 스마트시계에 관련한 특허를 출원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독자적인 기기로 진화 중
스마트 시계는 대부분 독립적인 단말보다는 스마트폰과 통신을 하는 보조 기기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연결해 전화, 문자, SNS 알림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게 하고 간단한 일정을 확인하거나 음악을 듣는 제품이 대부분이다.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하는 경우가 많고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과 통신을 하여 데이터 미러링을 하고 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스마트 시계도 독자적인 기기로 진화 중이다. 소니, 아임와치, 페블의 경우 제3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자체적인 SDK(Software Development Kit) 공개를 통해 이들의 제품에 탑재될 수 있는 컨텐츠 개발을 유도하고 있다.
SIM 카드를 직접 꽂아 통화와 웹서핑까지 가능하게 하는 ‘넵튠 파인’과 같은 제품도 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리모콘이 아닌 독자적인 기기로 발전하고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도 이제 시작
일부 얼리어댑터들이 해외구매를 통해 구매하던 스마트 시계가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판매가 시작되고 있다. 스마트 시계의 강자 소니는 지난해 CES에서 선보인 후 1년만에 국내 시장에 ‘스마트워치’를 공식 출시했다. 가장 완성도가 높고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스마트 시계이다.
이담정보통신은 위급상황시 지정된 전화번호로 긴급구조 문자가 전송되는 `와치독`을 내놓았다. 와치독은 스마트폰 분실 방지 기능도 제공한다. 스마트폰과 일정거리 이상 떨어지면 알람을 통해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익스펜시스 코리아는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해 시계와 사진, 음악, 날씨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아임와치’를 판매하고 있다.
iWatch 루머의 시작
오래전부터 애플이 아이와치(iWatch)를 개발하고 있다는 루머가 있어왔고 작년말부터 다양한 언론사에서 관련한 기사를 발표했다. 아이와치에 대한 언론사의 보도는 중국의 온라인 IT전문매체 테크163가 시작하였다. 테크163은 작년(2012년) 12월에 "애플이 블루투스와 1.5인치 화면을 탑재한 스마트시계 개발에 들어갔다"고 보도하였다.
작년 12월 27일, 독일의 모바일긱은 내부 소식통의 제보라며 인텔과 애플이 협력해 2013년 상반기에 아이와치를 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동일날자에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부품 공급사 관계자 말을 인용해 애플이 인텔과 공동으로 블루투스 기반 iOS 시계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포레스트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사라 로트맨(Sarah Rotman)은 "애플이 스마트 시계의 전문가들을 고용하고 있는게 확실하다"며 "아이폰과 연결이 가능한 액세서리를 만들기 시작했고 이로써 애플은 해당 시장의 가장 큰 존재가 될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2013년 2월 21일, 애플인사이더는 애플이 2011년 8월에 미국 특허청에 손목을 비롯한 여러 부위에 쉽게 착용이 가능한 액세서리에 대해 특허권을 출원했다고 보도했다.
점점 구체적인 루머
2013년 2월 10일, 뉴욕타임스는 애플이 인텔과 함께 스마트 시계를 개발하고 있다고 가장 상세한 내용을 보도했다. 제품의 이름은 아직 결정된 바가 없으나 아이와치(iWatch)로 예상하고 있으며 애플의 여타 모바일 기기와 동일하게 iOS를 기반으로 구동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인치 OLED 화면을 장착하고 블루투스를 통해 통신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와치는 곡면유리(curved glass)을 채용 것으로 알려져 기존의 스마트 시계와는 차원이 다른 차별성을 줄 것으로 보도하였다. 제품의 출시 예정일은 올 8월과 가을 사이가 유력하며 가격은 175달러에서 200달러선이 될 전망이다.
RBC는 긍정적인 평가
투자은행 RBC캐피털마켓츠의 아밋 다랴나니 애널리스트는 아이와치의 성공을 예견하였다. 그는 19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아이와치 출시후 1년동안 90억달러(약 9조7047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였다. 아이폰 구입자중 35%가 아이와치를 구매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애플이 4000만개 이상의 아이와치를 팔아 70억~90억달러 가량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며 “이를 주당 이익으로 환산하면 2달러 정도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해결해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애플이 만드는 스마트 시계가 완성도가 높기는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극복할 내용이 많기 때문이다. 스마트 시계는 전화나 문자, 이메일 등의 확인은 가능하지만 작은 디스플레이 때문에 시계를
통해 문자를 입력하거나 간단한 이메일을 작성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독립적인 기기가 아니기 때문에 스마트폰이 여전히 필요하다는게
문제이다. 짧은 배터리 수명시간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강력한 경쟁자 등장, 구글 글래스
가격대가 큰 차이가 나지만 '웨어러블 컴퓨터’의 영역에서 스마트 시계의 가장 큰 경쟁자는 스마트
안경이다. 애플이 스마트 시계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면 구글은 스마트 안경에 대한 투자를 해서 ‘구글 글래스’를 내놓았다. 구글
글래스는 AR 기능을 통해 다양한 부가 정보를 보여주고 있다.
2013년 2월 20일(현지시간), 구글글래스
홈페이지(google.com/glass)를 통해 새로운 홍보 동영상 공개와 함께 체험단 모집을 시작했다. 체험단의 구글 글래스
구입 가격은 1,500달러(약 162만원)이다. 업계에서는 구글의 이번 프로모션이 아이와치를 의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초기 성공은 쉽지 않아 보여
디스플레이 크기와 입력에 대한 불편함 때문에 스마트 시계가 당장 독자적인 기기로 발전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고 성능이 좋아지고 휴대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가지 액세서리들이 등장하는 상황에서 스마트 시계에 대한 사용자의 필요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애플이 아이와치를 정말로 내놓는다면 관련 시장을 평정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아이폰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던 것처럼 아이아치도 예상과 달리 새로운 혁신을 경험하게 해줄지 모르겠다. 서비스 사업자에게 중요한 것은 컨텐츠가 유통되는 단말은 다양해지고 사용성과 개발환경은 갈수록 단편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 이 포스팅은 제가 Digieco에 기고한 '애플의 스마트 시계, 아이와치(iWatch)' 보고서를 블로그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