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가 지배하는 국내 시장
얼마 전, 국정감사를 통해 공개된 국내 스마트폰 현황은 안드로이드의 시장 지배력이 어느 정도인지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었다. 2013년 7월말 기준, 안드로이드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91.85%로 절대적인 우위를 보여주었다. 국내에서는 10대의 스마트폰 중 9대가 안드로이드인 셈이다. iOS는 267만명으로 7.43%에 그쳤다. 나머지 윈폰 0.20%, 심비안 0.05%, 블랙베리 0.14% 등은 거의 존재감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글로벌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아
이렇게 안드로이드에 치중되는 현상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글로벌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IDC에서 발표한 2013년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자료를 살펴보면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이 79.27%에 이른다. 유일한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iOS는13.20%에 불과한게 현재 상황이다. 수익이나 서비스 충성도까지 고려한다면 조금 복잡한 이야기가 되겠지만 단말의 보급량으로 안드로이드가 시장을 월등히 리드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개방형 구조의 장점
아이폰은 최고의 성능을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이기는 하지만 구조적인 한계가 있다. iOS는 '애플'이라는 하나의 회사에서만 만들어지고 애플은 통신사에게 매우 고압적인 사업자이다. 문제는 완전히 개방되어 있는 PC와 달리 휴대폰은 철저하게 통신사의 유통망을 중심으로 판매된다는 점이다.
대다수의 사용자들은 소위 '정책'이라고 불리는 보조금의 흐름에 따라 제품을 선택하기 마련이며 이때 제조사와 통신사의 역학 관계가 가장 크게 작용된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입방적인 요구만 하는 애플보다 통신사 친화적인 제조사들의 손을 들어주고 싶은게 당연하다. 더구나 마진이 아이폰에 비해 훨씬 유연하고 높다면 말할 나위가 없다.
컨텐츠가 강조되는 사회에서 자사 서비스를 쉽게 사용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은 공급자 입장에서 엄청난 매력이다. 단 한개의 앱도 선탑재(Preload)가 불가능한 iOS와 달리 안드로이드 기기는 제조사와 통신사의 서비스를 선탑재하여 판매할 수 있다. 단말 기종이 제한된 아이폰과 달리 다양한 제품이 있다는 점도 사용자에게는 매력으로 다가갈 수 있다.
당분간 분위기는 바뀌지 않을 듯
지금과 같은 안드로이드 시장 지배력은 당분간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마땅한 경쟁자가 없기 때문이다. 아이폰이 튼튼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긴 하지만 규모면에서 제한적이다. MS는 노키아를 인수하면서 모바일 시장에 대한 의지를 올리고 있지만 생태계가 약하다.
10월 25일, 국내에서 아이폰5S와 아이폰5C를 출시되었지만 과거의 뜨거웠던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통신사 대리점이나 리셀러 매정에서 줄을 서며 기다리는 모습이 연출되었지만 이번에는 다소 차분한 분위기이다. 명동 프리스비 앞에도 매장 오픈 시간 직전 100여명 남짓이 줄을 선게 전부였다고 한다.
제 3의 플랫폼이 단기간에 성장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 Firefox, Tizen, Ubuntu 등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이제 시장 진입 단계이거나 상용화 이전이다. 제품에 대한 검증이나 생태계 구축의 상황을 짐작하기가 어렵다. 모두 저가 시장만을 노리고 있어 안드로이드의 대항마보다는 그들끼리 경쟁하게 될 수도 있다.
대형기업들의 플랫폼 전략
OS를 직접 개발해야 하는 사업자를 제외하고는 당분간 플랫폼 전략은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구글 안드로이드를 중심으로 서비스 개발만 하는 단순한 모습은 아니다. 플랫폼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대형 사업자는 각자의 안드로이드(Clone 또는 Fork)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우두는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자체 OS인 Yi를 개발하였다. 아마존은 킨들 시리즈에 GMS(Google Mobile Service)를 들어내고 자사 서비스를 재배치하여 판매하고 있다. Jolla는 노키아의 출신이 만든 회사로 MeeGo를 기반으로 하여 Sailfish OS를 개발하였다. Sailfish OS는 안드로이드앱이 호환된다. 이와 같이 대형사업자들은 안드로이드 아닌 안드로이드를 통해 기존의 에코시스템을 활용하려는 플랫폼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서비스 사업자의 대응전략
이러한 플랫폼 시장의 변화에 대해 거시적인(또는 공격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환경에 대응해야 하는 수동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그러한 수동적인 태도도 무척 중요하다. 이제부터는 iOS vs. 안드로이드의 대결 구도가 아닌 안드로이드 중심의 서비스 개발을 해야 한다.
안드로이드 우선 대응(Android First)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고 안드로이드만의 특징을 잘 이해하고 공략해야 한다. 써드파티 개발사들은 위젯(Widget)이나 알림 표시줄등을 활용하여 사용자에게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고 접점을 늘일 필요가 있다. 매체력이 있는 사업자라면 런처나 잠금화면과 같은 미들웨어 플랫폼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과거의 플랫폼 전략은 다양한 제품을 한꺼번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과 ROI를 고려하는 개발력이 중요했다. 이제부터는 특정 제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공략해야 하는 때이다. 물론, 가지고 있는 자산과 컨텐츠의 성격, 대상 마켓에 따라 플랫폼 전략을 일반화할 수는 없으니 실행 계획은 각자의 몫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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